요즘은 용 포스팅만 올리네요. 하하하. 그냥 이럭저럭 살고 있습니다. 많은 일이 일어나고는 있는데 소소하지가 않아서리, 편히 포스팅하기가 좀 그래요.
포스팅에 어울리는 일상도 정해진 규격이 좁은 것 같아요. 너무 사소해서 흔한 이야기는 재미없고, 반대로 너무 거대하거나 심각해서도 대꾸하기가 웡미스러운 것 같단 말이죠. 아, 이건 내 주관적인 얘기에요. 사소한 이야기를 정말로 사랑스럽게 써내려가는 분들도 많고 쇼킹한 이야기를 대인배스럽게 술술 풀어가는 분들도 많으니까. 그런게 잘 안 돼서.
연애할 때도 있잖아요. 아니 그보다 적절한 건 짝사랑 할 때. 친구들한테 다 터놓고 꺄악 문자 왔어 어쩌지 어쩌지 답문 어찌 보내지 라던가 잘 안 풀릴 때 펑펑 울면서 위로받는다던가 그런 귀여운 애들을 말이죠. 귀여워하기도 하고 부러워하기도 하고. 나는 그런 게 잘 안 돼요.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걸 밝히다니 부끄러워서 그런 걸 어찌 말해. 그런 사람을 왜 좋아하냐는 말을 들을 것 같기도 하고 킁
내 캐릭터들도, 그래요 좋아해요 엄청 좋아합니다. 부끄러울 정도로. 그래서 말을 못하겠어요. 얘들을 앞으로 어떻게 굴릴지(..) 얘네들이 어떤 계획을 가지고 어떻게 나아가고 어떤 시련을 겪고 결국 어떤 대단한 녀석들이 되는지 그런 과정들 술술술 재미나게 설명하는 분들 예 엄청 부러워요. 나는 도무지 부끄러워서, 얼굴이 새빨개지도록 횡설수설하게 되는걸, 어떻게 그걸 정리해서 술술 말할 수가 있나요. 그렇다고 생각 안 하는 건 아닌데. 이야기 다 안 짜놓은 건 아닌데 말로 할 수가 없어요. 으흐 그런 기분
오늘, 해가 아직 있던 시간에 멍하니 있다가 문득 발바닥에 방바닥이 닿아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방바닥의 마루무늬 줄무늬 장판의 감촉을 새삼 알았죠. 그럴 때 있잖아요. 평상시처럼 숨쉬고 살다가 어느 한 순간, 잠에서 깨듯 주변 풍경을 인식하게 되는 순간. 하늘의 색깔 나무의 색깔 땅의 색깔 장판의 재질 손에 닿는 수돗물의 감촉 항상 있었지만 느끼지 않았던 것들을 새삼 느끼게 되는 때 나는 이상하게 그런 순간들이 기억에 남아요.
작년에도 그런 날이 있었어요. 빨래를 개키다가 창 밖의 하늘이 하늘색이라는 걸 알게 됐던 날. 그해의 많은 날들을 나는 벌써 잃어버렸어요. 하루하루 살아가던 날들의 대부분은 기억에 남아있지 않아요. 그런데 그렇게 어느 순간 주변을 둘러싼 공기의 색깔에 대해 생각한 순간, 그 순간만은 10년 후에도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덧글
파란양 2009/07/01 01:19 # 답글
솜사탕이 뭉게뭉게 부풀듯한 느낌입니다.sengbin 2009/07/01 18:24 #
애매모호하지만 그런 점이 좋지요 ㅎㅎ^^나미브 2009/07/01 01:34 # 답글
으하하하. 전 그래서 요즘 귀걸이포스팅만 자주 올리고 있 (...) ;;그나저나 용들이 빨리크는군요! --!
sengbin 2009/07/01 18:26 #
그러게요 금방금방 늘 것 같아요^^nihil 2009/07/01 21:40 # 답글
스, 승빈님 같은 아저씨 처지에 이렇게 귀여우시면 곤란하지 말입니다.sengbin 2009/07/02 14:11 #
아저씨에게도 꿈과 낭만은 존재합니다(불끈)ZOON 2009/07/06 17:37 # 답글
전 그래서 사진만 주구장창 올립니다.(응?)sengbin 2009/07/09 14:10 #
사진 좋죠. 사실 사진 한장 코멘트 한 줄 비율의 블로그를 만들고 싶기도 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