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준비로 바빠서 책을 받아 놓고도 리뷰가 많이 늦었네요.
슈어홀릭을 받아 본 순간 지인에게 들은 말이 갑자기 생각나더군요.
나이가 찰수록 격을 갖춰야 하는 자리에 나갈 일이 많아지고, 그런 자리에서 여자들이 상대방을 판단하는 기준을 명품백과 구두에 둔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상대방은 열심히 제게 돈 모아서 명품백, 구두를 한 두개 정돈 장만 하라고 성화였고 전 그 돈 있으면(돈도 대략 구체적이었습니다. 400만원..) 여행을 가지, 도저히 거기에 돈을 쓰지는 못할 것 같다고 거절했어요. 사람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다르다고 인정하며(그 돈이면 여행을 가겠다!라는 저와 지인은 그 돈이면 난 샤X백을 사서 일년에 여러번 가방 바꿀바엔 그거 하나 열심히 들고 다니겠다!라고 하며 서로가 서로를 설득시키다가 결국엔 생각이 틀리다는걸 서로 인정했죠.) 언쟁이 끝났던 일이 있었습니다.
미친듯이 명품 구두만을 모아왔던 주인공. 그렇다고 그 구두값을 다 소화할 정도로 잘나지는 않은 허울 좋은 그저 그런 여자, 효주.
그런 그녀에게 끌릴 수 밖에 없었던 남자와 조금은 뻔한 것 같은 사랑쟁취(?)내용. 로맨스라고 하기엔 10%정도 부족하고 그렇다고 일반 소설이라고 하기엔 지극히 로맨스 같았던 소설이었어요.
책 내용 중 아슬아슬한 하이힐을 즐겨 신으며 거기에 따른 고통까지 모두 감내하는 그녀를 보며 왜 그렇게 공감이 되던지.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한때는 높은 하이힐을 신지 않으면(8cm이상..?) 외출을 하과 싶지 않았던 때가 있었습죠. 낮은 굽을 신게 되면 괜히 내 자신이 위축되는 것 같고 그 날은 하루 종일 기분이 우울했어요. 그냥 싫었습니다. 정말 '악'소리가 나올 정도로 눈물나는 고통에 대일 밴드를 붙여도 붙인 것 같지 않은 통증.
무슨 치기였는지 '이 정도 고통쯤이야 참을 수 있어!' 라고 생각하면서 최대한 아무렇지도 않게 걸었어요. 나중에 집에 도착해서 보면 구두 뒤는 이미 피투성이. 발가락엔 물집이 잡혀 있고 한동안은 그렇게 싫어하던 운동화만 신고 다녀야 할 정도로 내 발은 초토화가 되어 있었지만 그래도 하이힐을 신으면 마법같은 다리 라인이 완성됐기에 포기할 수 없었죠. 걷는 중간중간 이대로 구두를 벗어서 손에 들고 사람들이 쳐다보든 말든 맨발로 집에 가고 싶다라는 유혹이 한걸음 한걸음 옮길때마다 미친듯이 들었지만 그래도 버텼습니다.
그것을 본 지인 중에 하나가 하이힐이 여자의 자존심과 같은 것이라고 하며 그 통증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발 모양이 망가지고 흉한 굳은 살이 잡히는 것을 알면서도 신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을때 얼마나 동감을 했는지 몰라요.( 비록 제 구두는 효주의 명품 구두에 비할바 없는 시장표였지만요.^^;;) 여자 주인공인 효주에게서도 그런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구두에 그렇게 집착을 하는 그녀는 구두를 자신의 자존심 그 자체로 여겼던건 아니었을까요?
흔한 사랑이야기는 글 속에서 빠질 수 없는 소재였기에 로맨스 부분은 따로 이야기하지 않을게요. 로맨스 보단 주인공의 그 이루 말할 수 없는 고집과 구두 사랑이 위에서 처음 언급했던 것과 같이 '사람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다르다.'를 다시 되새김질하게 만들었습니다. 생활이 저렇게 될 정도로 구두를 사서 모으는 효주가 이해되지 않을 것만 같았지만, 지인과의 토론에서 얻은 '사람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다르다는 생각을 하자 너무도 쉽게 이해가 되어 신기하기만 하네요.^^;
중간중간 들어간 일러스트도 만족스러울만큼, 사라진 하이힐 사랑이 새록새록 가슴 속에 피어오를 만큼 예뻤습니다.^^
전체적인 평은.......... 꽤 재미있고 만족스럽다 입니다.
식욕만 무럭무럭 자라나는 늦가을, 재미있는 글을 읽게 되어 감사한 마음 뿐입니다.
꼭 구두를 사랑하는 여자분이 아닐지라도 무언가 하나에 푹 빠져 있는 분이 계시다면 꼭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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